웨스트민스터·시티·서더크·노팅힐까지 런던을 동네별로 나눈 도보 코스 11개. 코스마다 거리·소요시간·시작 도착 지하철역과 하루 조합까지 정리했습니다.
런던은 지하철이 잘 깔려 있어 오히려 걷지 않게 되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튜브는 한 정거장 사이가 도보 5분인 구간이 많아서, 표를 찍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이 그냥 걷는 것보다 오래 걸릴 때가 잦습니다. 게다가 런던의 볼거리는 큰길이 아니라 골목 안쪽에 숨어 있는 편이라, 지하로 다니면 그 사이를 전부 지나치게 됩니다. 그래서 런던을 동네 단위로 나눠, 한 번에 반나절씩 끊어 걸을 수 있는 코스 열한 개로 정리했습니다. 코스마다 시작·도착 지하철역과 실제 걷는 거리, 관람 시간까지 계산해 두었으니 일정에 맞는 것부터 골라 보세요.
코스 한눈에 비교하기
1. 웨스트민스터, 트라팔가에서 사원까지
런던에 처음 왔다면 대체로 여기부터 걷게 됩니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화이트홀 큰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한 줄짜리 동선이라 길을 잃을 일이 없고, 영국 정치의 무대가 되는 건물들이 그 길 양옆에 차례로 나옵니다. 마지막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오전에 시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출발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끝납니다. 2.4km · 지점 11곳 · 약 5.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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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제임스 공원
왕실 관련 건물과 두 개의 왕실 공원을 한 번에 묶은 코스입니다. 나무 그늘 아래를 걷는 구간이 절반이 넘어 유적을 도는 코스보다 훨씬 편하고, 버킹엄 궁전 앞을 지나 세인트제임스 공원 호수로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마무리됩니다.
그린 파크에서 출발해
덕 아일랜드 코티지에서 끝납니다. 3.2km · 지점 12곳 · 약 4.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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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티 오브 런던, 대화재가 지나간 길
1666년 대화재로 시티가 통째로 탄 뒤 크리스토퍼 렌이 다시 세운 성당과 교회들을 따라 동쪽으로 걷습니다. 사방이 유리 사무실 건물인데 그 사이사이에 300년 된 골목과 시장이 그대로 끼어 있어서, 몇 걸음마다 시대가 바뀌는 느낌이 드는 구간입니다.
파터노스터 광장에서 출발해
런던 대화재 기념탑에서 끝납니다. 2.5km · 지점 11곳 · 약 4.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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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타워브리지에서 버러 마켓까지
타워브리지를 건너 강 남쪽 둑길을 서쪽으로 따라가는 코스입니다. 오른쪽으로 계속 강과 시티의 스카이라인이 보이고, 길이 평평해서 걷는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중간에 버러 마켓이 있어 점심을 여기서 해결하도록 시간을 배분해 두었습니다.
타워 브리지에서 출발해
크로스본스 정원에서 끝납니다. 1.8km · 지점 8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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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뱅크사이드, 셰익스피어가 일하던 강가
지금은 조용한 강가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시티의 규제가 닿지 않아 극장과 곰 놀이터, 감옥이 몰려 있던 유흥가였습니다. 그 흔적을 따라 강을 왼쪽에 두고 서쪽으로 걷다가, 밀레니엄 브리지 위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마주 보며 마무리합니다.
골든 하인드에서 출발해
밀레니엄 브리지에서 끝납니다. 0.8km · 지점 8곳 · 약 4.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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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코번트 가든에서 카너비 스트리트까지
런던에서 골목 밀도가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큰길로 다니면 상점만 보이지만 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서점과 마당, 오래된 극장이 계속 나옵니다. 저녁에 웨스트엔드 공연을 볼 계획이라면 이 코스를 오후에 걸어 극장가 바로 앞에서 끝내는 순서가 가장 편합니다.
세븐 다이얼스에서 출발해
카너비 스트리트에서 끝납니다. 2.4km · 지점 11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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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메이페어, 새빌로에서 셀프리지스까지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걸을 만한 코스입니다. 유리 지붕 아케이드와 100년 넘은 맞춤 양복점, 음악가들이 살던 집이 이어져서 진열장을 들여다보는 대신 건물을 보며 걷게 됩니다. 상점이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늦게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출발해
셀프리지스 '시간의 여왕'에서 끝납니다. 2.9km · 지점 9곳 · 약 3.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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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노팅힐과 포토벨로 마켓
포토벨로 로드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훑으면서 양옆 주택가를 오가는 코스입니다. 파스텔색으로 칠한 집들이 계속 나와 걷는 내내 사진을 찍게 되고, 영화 <노팅힐>에 나온 장소들이 그 사이에 섞여 있습니다.
앨리스 앤티크에서 출발해
뱅크시 <더 페인터>에서 끝납니다. 2.6km · 지점 12곳 · 약 3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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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스피탈필즈와 브릭레인
런던에 새로 온 사람들이 400년 동안 차례로 자리를 잡아 온 동네입니다. 프랑스에서 온 위그노 직조공, 유대인 이민자, 방글라데시 이주민이 같은 건물을 물려 쓰면서 층층이 흔적을 남겼고, 지금은 그 위에 그래피티와 빈티지 상점이 얹혀 있습니다.
스피탈필즈 마켓에서 출발해
컬럼비아 로드 꽃시장에서 끝납니다. 2.0km · 지점 9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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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리니치, 시간이 시작되는 곳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 하루를 통째로 잡아야 하는 코스입니다. 그만큼 성격이 뚜렷해서, 범선과 해양박물관, 시장, 언덕 위 공원까지 하루 안에 종류가 다른 것을 차례로 보게 됩니다. 갈 때는 템스강 보트를 타면 이동 자체가 관광이 됩니다.
커티 삭에서 출발해
그리니치 공원에서 끝납니다. 1.3km · 지점 7곳 · 약 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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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베이커가와 리젠트 파크
셜록 홈즈의 주소에서 출발해 리젠트 파크를 가로지르고 프림로즈 힐 꼭대기에서 끝나는 코스입니다. 뒤로 갈수록 건물이 사라지고 잔디와 하늘만 남는 구성이라, 시내 코스를 며칠 걷고 지쳤을 때 넣으면 숨이 트입니다.
셜록 홈즈 박물관에서 출발해
프림로즈 힐에서 끝납니다. 3.0km · 지점 9곳 · 약 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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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정으로 묶는 방법
오전 한 코스, 오후 한 코스가 기본 단위입니다. 아래는 이동이 가장 적게 나오는 조합입니다.
| 일차 | 오전 | 오후 | 이유 |
| 런던 첫날 | 웨스트민스터, 트라팔가에서 사원까지 (약 5.5시간) |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제임스 공원 (약 4.5시간) |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세인트제임스 공원을 가로지르면 버킹엄 궁전 정문까지 도보 15분입니다. 근위병 교대식을 꼭 보고 싶다면 순서를 뒤집고, 대신 사원은 다른 날로 옮기세요. 사원은 오후 늦게 문을 닫습니다. |
| 런던 둘째날 | 타워브리지에서 버러 마켓까지 (약 4시간) | 뱅크사이드, 셰익스피어가 일하던 강가 (약 4.5시간) | 오전 코스가 끝나는 크로스본스 정원에서 오후 코스 출발점까지 300m입니다. 버러 마켓에서 점심을 먹고 강가로 나오면 그대로 이어집니다. |
| 런던 셋째날 | 시티 오브 런던, 대화재가 지나간 길 (약 4.5시간) | 스피탈필즈와 브릭레인 (약 4시간) | 대화재 기념탑에서 스피탈필즈까지 도보 20분입니다. 시티는 평일에, 스피탈필즈와 컬럼비아 로드 꽃시장은 일요일에 가장 살아나므로 요일이 맞지 않으면 두 코스를 다른 날로 나누세요. |
| 런던 넷째날 | 코번트 가든에서 카너비 스트리트까지 (약 4시간) | 메이페어, 새빌로에서 셀프리지스까지 (약 3.5시간) | 카너비 스트리트에서 포트넘 앤 메이슨까지 도보 10분이라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저녁에 웨스트엔드 공연을 볼 계획이라면 이 날에 붙이는 편이 동선이 가장 짧습니다. |
| 런던 다섯째날 | 베이커가와 리젠트 파크 (약 5시간) | 노팅힐과 포토벨로 마켓 (약 3시간) | 공원에서 내려와 지하철을 한 번 타면 노팅힐입니다. 포토벨로 마켓은 토요일이 본편이므로, 일정에 토요일이 있다면 이 날을 토요일로 맞추세요. |
다만 웨스트민스터, 트라팔가에서 사원까지(약 5.5시간),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제임스 공원(약 4.5시간), 시티 오브 런던, 대화재가 지나간 길(약 4.5시간), 타워브리지에서 버러 마켓까지(약 4시간), 뱅크사이드, 셰익스피어가 일하던 강가(약 4.5시간), 코번트 가든에서 카너비 스트리트까지(약 4시간), 스피탈필즈와 브릭레인(약 4시간), 그리니치, 시간이 시작되는 곳(약 5시간), 베이커가와 리젠트 파크(약 5시간)은 내부 관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루의 대부분을 씁니다. 이 코스가 낀 날은 나머지 반나절을 비워두거나, 관람 시간이 긴 지점 한두 곳을 빼고 걷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열한 코스 가운데 그리니치는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 하루를 통째로 잡아야 합니다. 나머지 열 개는 오전 하나, 오후 하나씩 묶으면 닷새 안에 런던 시내가 대체로 채워집니다. 다만 런던은 비가 자주 오고 미술관과 박물관 대부분이 무료라, 비 오는 날에는 코스를 미루고 실내로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일정을 빡빡하게 짜기보다 하루쯤 여유를 남겨 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