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나보나·트라스테베레·콜로세움까지 로마를 동네별로 나눈 도보 코스 9개. 코스마다 거리·소요시간·시작 도착 지하철역과 하루 조합까지 정리했습니다.
로마는 지하철이 두 노선뿐이라 어차피 많이 걷게 되는 도시입니다. 다만 유적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테베레 강 양쪽으로 흩어져 있어서, 순서를 정해 두지 않으면 같은 다리를 하루에 몇 번씩 건너게 됩니다. 그래서 로마 시내를 동네 단위로 나눠, 한 번에 반나절씩 끊어 걸을 수 있는 코스 아홉 개로 정리했습니다. 코스마다 시작·도착 지하철역과 실제 걷는 거리, 관람 시간까지 계산해 두었으니 일정에 맞는 것부터 골라 보세요.
코스 한눈에 비교하기
1. 바티칸 박물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스티나까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천천히 출발해 바티칸 성벽을 끼고 박물관 입구까지 걸어갑니다. 박물관 안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동선이라 지나온 방으로 되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코스도 실제 관람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짰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미켈란젤로의 천장이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자연스럽게 마무리됩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출발해
시스티나 성당에서 끝납니다. 1.3km · 지점 9곳 · 약 4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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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탄젤로와 테베레 강가
나보나 광장 바로 뒤인데도 사람이 뜸한 골목에서 출발해, 다리 두 개를 건너며 강 이쪽저쪽 풍경을 번갈아 보는 코스입니다. 걷는 부담이 크지 않아 오후 늦게 시작하기 좋고, 마지막 산탄젤로 성 옥상에 해 질 무렵 올라가면 하루를 기분 좋게 닫을 수 있습니다.
산 시메오네 광장에서 출발해
산탄젤로 성에서 끝납니다. 1.8km · 지점 7곳 · 약 3.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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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로마 중심부에서도 볼거리가 가장 촘촘한 구간이라, 걷는 거리는 짧은데 몇 걸음마다 발이 멈춥니다. 나보나 광장의 분수들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차례차례 지나 판테온까지 이어지도록 순서를 잡았습니다. 낮에는 인파에 떠밀리기 쉬우니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에 걸으면 훨씬 여유롭습니다.
파스퀴노 광장에서 출발해
하드리아누스 신전에서 끝납니다. 1.7km · 지점 11곳 · 약 3.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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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캄포 데 피오리와 옛 골목
유명한 명소를 하나씩 찍기보다, 로마 사람들이 장을 보고 밥을 먹는 동네를 천천히 지나가는 코스입니다. 캄포 데 피오리 시장이 서는 오전에 걸어야 이 동네다운 모습이 나오고, 좌판이 걷히는 오후가 되면 같은 광장이 한가한 술집 앞마당으로 바뀝니다.
티치오 디 스폴레토 저택에서 출발해
산타 마리아 델로라치오네 에 모르테에서 끝납니다. 1.4km · 지점 7곳 · 약 3.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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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트레비 분수에서 베네토 거리까지
트레비 분수만 보고 발길을 돌리는 분이 많지만, 분수 뒤로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베르니니와 보로미니가 남긴 것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걷다가 레푸블리카 광장에서 지하철을 타도록 짜 두어, 다 걷고 난 뒤 돌아오는 길이 편합니다.
갈레리아 알베르토 소르디에서 출발해
나이아디 분수에서 끝납니다. 2.4km · 지점 8곳 · 약 4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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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몬티 골목과 임페리얼 포룸
콜로세움에서 출발해 인파를 거슬러 오르는 대신, 조용한 몬티 뒷골목에서 시작해 유적 쪽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반대 방향 코스입니다. 앞쪽에 오르막이 없어 걷기가 한결 수월하고, 가장 붐비는 구간을 마지막에 지나게 되어 체력을 아끼며 걸을 수 있습니다.
수부라 광장에서 출발해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서 끝납니다. 2.7km · 지점 11곳 · 약 5.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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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트라스테베레, 강 건너 동네
다리를 건너는 순간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동네입니다. 큰길인 비알레 트라스테베레는 피하고 좁은 골목만 골라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티베리나 섬 쪽으로 빠져나오도록 동선을 잡았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가기보다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코스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날에 걸으면 좋습니다.
폰테 시스토에서 출발해
폰테 파브리치오에서 끝납니다. 2.3km · 지점 13곳 · 약 3.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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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핀초 언덕과 빌라 보르게세
포폴로 광장 옆 계단을 올라 핀초 전망 테라스에서 시작해, 로마에서 가장 큰 공원을 동쪽 끝 미술관까지 가로지릅니다. 유적 대신 나무 그늘과 탁 트인 전망을 보며 걷는 코스라, 유적을 많이 도는 일정 사이에 하루쯤 끼워 두면 다리를 쉬어 가기 좋습니다.
로마 여신 분수에서 출발해
괴테 기념비에서 끝납니다. 2.9km · 지점 12곳 · 약 4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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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가르바텔라, 벽화로 남은 동네의 기억
관광지라기보다 1920년대에 노동자들을 위해 계획된 주거 동네입니다. 유적 대신 벽화와 공동 마당을 들여다보며 걷게 되는데, 오르막이 거의 없고 사람도 적어 아홉 코스 가운데 걷기가 가장 편합니다. 로마가 두 번째이거나 하루가 비었을 때 넣기 좋은 코스입니다.
'자유 가르바텔라' 문구에서 출발해
알베르고 로소에서 끝납니다. 2.2km · 지점 13곳 · 약 3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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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정으로 묶는 방법
오전 한 코스, 오후 한 코스가 기본 단위입니다. 아래는 이동이 가장 적게 나오는 조합입니다.
| 일차 | 오전 | 오후 | 이유 |
| 로마 첫날 | 몬티 골목과 임페리얼 포룸 (약 5.5시간) |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약 3.5시간) |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서 나보나 광장까지는 도보 20분입니다. 다만 오전 코스만으로 하루의 대부분이 차므로, 오후는 판테온과 나보나 광장 두 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저녁 산책으로 돌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 로마 둘째날 | 바티칸 박물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스티나까지 (약 4시간) | 산탄젤로와 테베레 강가 (약 3.5시간) | 박물관 출구에서 산탄젤로 성까지 도보 15분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은 오전 시간 지정 예약이 사실상 필수이므로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
| 로마 셋째날 | 캄포 데 피오리와 옛 골목 (약 3.5시간) | 트라스테베레, 강 건너 동네 (약 3.5시간) | 오전 코스가 끝나는 자리에서 폰테 시스토 하나만 건너면 오후 코스 출발점입니다. 캄포 데 피오리 시장은 오전에만 서므로 순서를 바꾸면 시장을 놓칩니다. |
| 로마 넷째날 | 핀초 언덕과 빌라 보르게세 (약 4시간) | 트레비 분수에서 베네토 거리까지 (약 4시간) | 보르게세 미술관이 2시간 시간 지정 예약제라 오전에 넣습니다. 공원에서 포르타 핀치아나로 내려와 지하철 A선 한 정거장(스파냐→바르베리니)이면 오후 코스와 이어집니다. |
다만 몬티 골목과 임페리얼 포룸(약 5.5시간)은 내부 관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루의 대부분을 씁니다. 이 코스가 낀 날은 나머지 반나절을 비워두거나, 관람 시간이 긴 지점 한두 곳을 빼고 걷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아홉 코스 가운데 앞의 여덟 개를 걸으면 로마 시내에서 볼 만한 곳은 거의 채워집니다. 마지막 가르바텔라는 관광지라기보다 1920년대에 계획된 노동자 동네라, 로마가 두 번째이거나 하루가 비었을 때 더해 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바티칸 박물관과 보르게세 미술관은 시간 지정 예약제라, 이 두 코스만은 예약 시각을 먼저 잡고 나머지를 그 앞뒤에 배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