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모·브레라·나빌리·이솔라까지 밀라노를 구역별로 나눈 도보 코스 10개. 코스마다 거리·소요시간·시작 도착 지하철역과 예약이 필요한 곳, 하루 조합까지 정리했습니다.
밀라노는 볼 것이 두오모 하나뿐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도시입니다. 실제로는 로마 제국의 서방 수도였고 운하로 먹고살던 상업 도시였으며 지금은 패션과 디자인 산업의 본거지인데, 그 층이 서로 다른 구역에 흩어져 있어서 두오모만 보고 떠나면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내를 열 구역으로 잘라, 한 번에 반나절씩 끊어 걸을 수 있는 코스로 정리했습니다. 지하철이 촘촘해서 코스와 코스 사이는 대부분 두세 정거장이면 이어집니다.
코스 한눈에 비교하기
1. 두오모와 갈레리아, 밀라노의 거실
밀라노에서 반나절만 있다면 이 코스입니다. 광장 하나에 성당과 갈레리아, 백화점 옥상이 붙어 있어 이동은 500m도 안 되지만, 성당 지붕에 올라가면 시간이 훌쩍 갑니다. 지붕 위를 걷는 것이 이 코스의 본편이니 날씨를 보고 날짜를 고르세요.
두오모 광장에서 출발해
라 리나셴테 옥상에서 끝납니다. 1.0km · 지점 7곳 · 약 4.5시간 · 보통.
두오모와 갈레리아, 밀라노의 거실 자세히 보기
2. 왕궁과 노베첸토, 두오모 남쪽의 20세기
두오모 광장의 남쪽 절반은 미술관 두 곳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관람만 세 시간이 넘는 대신 걷는 거리는 1km가 안 되니, 날이 궂은 날이나 두오모를 이미 본 다음 날에 넣기 좋습니다. 왕궁의 카리아티디 홀은 1943년 폭격으로 부서진 상태를 그대로 두었다는 점만 알고 들어가세요.
디아츠 광장에서 출발해
산 카를로 알 코르소 성당에서 끝납니다. 1.0km · 지점 6곳 · 약 4.5시간 · 쉬움.
왕궁과 노베첸토, 두오모 남쪽의 20세기 자세히 보기
3. 중세 밀라노, 메르칸티 광장과 암브로시아나
두오모에서 서쪽으로 네 블록만 가면 관광객이 확 줄고 은행과 사무실이 시작됩니다. 그 사이에 중세 밀라노의 시청 광장이 통째로 남아 있고, 레오나르도의 노트를 소장한 미술관이 붙어 있습니다. 관람 시간의 절반 이상을 암브로시아나가 씁니다.
코르두시오 광장에서 출발해
아파리 광장에서 끝납니다. 1.2km · 지점 7곳 · 약 4시간 · 쉬움.
중세 밀라노, 메르칸티 광장과 암브로시아나 자세히 보기
4. 스칼라 극장과 만초니의 거리
두오모 북쪽 한 블록에 오페라 극장과 미술관 세 곳이 몰려 있습니다. 걷는 거리는 1km도 안 되는데 전부 실내라 시간이 빨리 갑니다. 스칼라 극장은 무대 리허설이 있는 날 객석을 못 보는 경우가 있으니 그날 일정을 확인하고 순서를 정하세요.
산 페델레 광장에서 출발해
폴디 페촐리 미술관에서 끝납니다. 0.7km · 지점 8곳 · 약 4.5시간 · 쉬움.
스칼라 극장과 만초니의 거리 자세히 보기
5. 몬테나폴레오네와 패션 사각지대
네 개의 거리가 사각형을 이루고 그 안이 전부 명품 매장인 구역입니다.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걸을 만한 이유는 이 매장들이 대부분 18~19세기 귀족 저택을 그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중간의 박물관 두 곳이 그 저택 안을 실제로 보여 줍니다.
카 데 사스에서 출발해
코르소 베네치아 초입에서 끝납니다. 1.4km · 지점 8곳 · 약 4시간 · 쉬움.
몬테나폴레오네와 패션 사각지대 자세히 보기
6. 브레라, 미술관과 골목
밀라노에서 가장 걷기 좋은 구역입니다. 브레라 미술관 한 곳이 관람 시간의 절반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좁은 돌길과 성당, 오래된 약국을 지나며 채웁니다. 미술관을 뺀 나머지만 걸으면 두 시간짜리 저녁 산책 코스로도 씁니다.
카르미네 광장에서 출발해
테아트로 포사티에서 끝납니다. 1.4km · 지점 8곳 · 약 4.5시간 · 쉬움.
브레라, 미술관과 골목 자세히 보기
7. 스포르차 성과 레오나르도의 밀라노
레오나르도가 밀라노에서 보낸 17년의 흔적을 따라가는 코스입니다. 그가 일하던 스포르차 궁정과 그가 상으로 받은 포도밭이 양 끝에 있고, 그 사이에 로마가 서방 수도였던 시절의 황궁 터가 끼어 있습니다. 코스 끝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는 표를 미리 잡아야만 들어갑니다.
카르마뇰라 궁과 피콜로 테아트로에서 출발해
카사 델리 아텔라니와 레오나르도의 포도밭에서 끝납니다. 2.2km · 지점 6곳 · 약 4시간 · 보통.
스포르차 성과 레오나르도의 밀라노 자세히 보기
8. 나빌리,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밀라노가 원래 운하 도시였다는 사실이 남아 있는 유일한 구역입니다. 로마 기둥과 중세 성문에서 시작해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걷는 거리는 이 도시 코스 가운데 가장 길고 실내 관람은 거의 없습니다. 해 지는 시간에 맞춰 시작하면 마지막이 저녁 식사로 이어집니다.
산 로렌초 열주에서 출발해
콘케타 갑문에서 끝납니다. 2.9km · 지점 9곳 · 약 3시간 · 쉬움.
나빌리,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자세히 보기
9. 코르소 베네치아와 포르타 베네치아
관광 동선에서 한 정거장 벗어난 구역입니다. 신고전 저택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에 공원과 현대미술관이 끼어 있어, 미술관 하나를 빼면 대부분이 야외입니다. 걷는 거리에 비해 관람 시간이 짧아 다른 코스 뒤에 붙이기 좋습니다.
산드로 페르티니 기념물에서 출발해
산 카를로 알 라차레토 성당에서 끝납니다. 2.8km · 지점 9곳 · 약 3.5시간 · 쉬움.
코르소 베네치아와 포르타 베네치아 자세히 보기
10. 이솔라, 수직 숲과 벽화
1900년대에 철길과 운하에 둘러싸여 '섬'이라 불리던 노동자 동네입니다. 2014년 수직 숲이 들어서면서 밀라노에서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구역이 되었지만, 한 블록만 들어가면 아직 옛 동네의 골목과 벽화가 남아 있습니다. 실내 관람은 한 곳뿐이라 가볍게 걷습니다.
보스코 베르티칼레에서 출발해
레인보우 타워에서 끝납니다. 1.9km · 지점 10곳 · 약 3.5시간 · 쉬움.
이솔라, 수직 숲과 벽화 자세히 보기
하루 일정으로 묶는 방법
오전 한 코스, 오후 한 코스가 기본 단위입니다. 아래는 이동이 가장 적게 나오는 조합입니다.
| 일차 | 오전 | 오후 | 이유 |
| 밀라노 첫날 | 두오모와 갈레리아, 밀라노의 거실 (약 4.5시간) | 중세 밀라노, 메르칸티 광장과 암브로시아나 (약 4시간) | 두오모 광장에서 메르칸티 광장까지는 도보 4분입니다. 오전에 성당 지붕을 걷고 오후는 실내 위주라 다리 부담이 갈립니다. 다만 암브로시아나가 두 시간짜리이므로 오후 코스는 늦게 시작하지 마세요. |
| 밀라노 둘째날 | 스포르차 성과 레오나르도의 밀라노 (약 4시간) | 브레라, 미술관과 골목 (약 4.5시간) | 스포르차 성 북동쪽 문에서 브레라까지 도보 8분입니다. <최후의 만찬>을 예약했다면 그 시각이 오전 코스의 끝에 오도록 순서를 맞추고, 오후는 브레라 미술관 하나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
| 밀라노 셋째날 | 스칼라 극장과 만초니의 거리 (약 4.5시간) | 몬테나폴레오네와 패션 사각지대 (약 4시간) | 폴디 페촐리에서 몬테나폴레오네까지 도보 5분으로 두 코스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매장이 오전 10시 이후에 열리므로 쇼핑 구역을 오후에 두는 이 순서가 맞습니다. |
| 밀라노 넷째날 | 왕궁과 노베첸토, 두오모 남쪽의 20세기 (약 4.5시간) | 코르소 베네치아와 포르타 베네치아 (약 3.5시간) | 오전 코스가 끝나는 산 카를로 알 코르소에서 코르소 베네치아가 바로 시작됩니다. 오전은 미술관 두 곳으로 무거우니 오후는 공원과 야외 위주인 이쪽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
| 밀라노 다섯째날 | 이솔라, 수직 숲과 벽화 (약 3.5시간) | 나빌리,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약 3시간) | 이솔라에서 지하철 M5로 가리발디, M2로 갈아타면 포르타 제노바까지 15분입니다. 두 코스 모두 야외 위주이고 나빌리는 해 질 무렵부터가 본편이라 이 순서가 맞습니다. |
다만 두오모와 갈레리아, 밀라노의 거실(약 4.5시간), 왕궁과 노베첸토, 두오모 남쪽의 20세기(약 4.5시간), 중세 밀라노, 메르칸티 광장과 암브로시아나(약 4시간), 스칼라 극장과 만초니의 거리(약 4.5시간), 몬테나폴레오네와 패션 사각지대(약 4시간), 브레라, 미술관과 골목(약 4.5시간), 스포르차 성과 레오나르도의 밀라노(약 4시간)은 내부 관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루의 대부분을 씁니다. 이 코스가 낀 날은 나머지 반나절을 비워두거나, 관람 시간이 긴 지점 한두 곳을 빼고 걷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밀라노에서 일정을 좌우하는 것은 예약 두 건입니다.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의 <최후의 만찬>은 몇 달 전에 매진되고, 스칼라 극장은 공연 일정에 따라 객석을 못 보는 날이 있습니다. 이 둘의 시각을 먼저 확정하고 나머지 코스를 그 사이에 끼워 넣으세요. 반대로 두오모 광장과 갈레리아, 메르칸티 광장, 나빌리와 이솔라는 표가 필요 없고 늦게까지 열려 있으니, 예약이 비는 시간대는 그런 코스로 채우면 됩니다. 밀라노를 하루만 보고 다른 도시로 넘어갈 계획이라면 두오모 코스 하나만 걷고 오후 기차를 타는 것이 가장 후회가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