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시테섬·마레·라탱까지 파리를 동네별로 나눈 도보 코스 8개. 코스마다 거리·소요시간·시작 도착 지하철역과 하루 조합까지 정리했습니다.
파리는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 걷는 편이 훨씬 나은 도시입니다. 한 정거장 사이에도 볼 것이 대여섯 개씩 있어서,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 그 사이를 통째로 지나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같은 구역을 두 번 왕복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파리 시내를 동네 단위로 나눠, 한 번에 반나절씩 끊어 걸을 수 있는 코스 여덟 개로 정리했습니다. 코스마다 시작·도착 지하철역과 실제 걷는 거리, 관람 시간까지 계산해 두었으니 마음에 드는 동네부터 골라 보세요.
코스 한눈에 비교하기
1. 몽마르트르 언덕 한 바퀴
언덕 아래에서 출발해 계단을 조금씩 올라가다 사크레쾨르에서 마무리하는 순방향 코스입니다. 반대로 내려오는 길을 택하면 골목을 하나씩 올라가며 시야가 트이는 맛이 사라지고, 가장 좋은 전망을 맨 처음에 써 버리게 됩니다. 오르막이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아래에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아베스 광장에서 출발해
사크레쾨르 대성당에서 끝납니다. 2.0km · 지점 10곳 · 약 4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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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벨 에포크의 파리
19세기 말 파리가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무대들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며 잇는 코스입니다. 몽마르트르 코스가 끝나는 자리에서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전에 언덕을 걸었다면 오후에 자연스럽게 붙여 걸을 수 있습니다.
몽마르트르 묘지에서 출발해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끝납니다. 3.2km · 지점 9곳 · 약 5.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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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테섬, 파리가 시작된 자리
파리에서 볼거리 밀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라, 걷는 거리는 짧은데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안까지 들어가 보게 되는 곳이 세 군데라 반나절을 통째로 비워 두는 편이 좋고, 그만큼 파리라는 도시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가 한 번에 정리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스퀘어 뒤 베르갈랑에서 출발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끝납니다. 2.5km · 지점 10곳 · 약 4.5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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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제르맹데프레, 카페와 문학의 좌안
걷는 시간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긴 코스입니다. 오래된 카페와 성당, 골목 상점이 짧은 간격으로 이어져서 마음이 가는 곳에 들어가 쉬다 나오면 되고, 며칠씩 걷는 일정 중간에 체력을 회복하는 날로 넣기 좋습니다.
생미셸 분수에서 출발해
퐁데자르에서 끝납니다. 2.3km · 지점 8곳 · 약 3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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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루브르에서 콩코르드까지, 왕의 파리
루브르 내부 관람은 이 코스에서 따로 떼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서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정원과 광장을 지나며, 카루젤 개선문에서 시작해 콩코르드 오벨리스크로 이어지는 '왕의 축'을 눈으로 따라갑니다. 그래서 걷는 내내 시야가 트여 있어 사진이 잘 나옵니다.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출발해
룩소르 오벨리스크에서 끝납니다. 2.4km · 지점 10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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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방돔에서 캉봉까지, 코코 샤넬의 파리
쇼핑이 목적이 아니어도 충분히 걸을 만한 코스입니다. 20세기 패션이 어느 건물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순서대로 따라가게 되어서, 상점에 들어가지 않고 겉만 보며 걸어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르 그랑 베푸르에서 출발해
처칠 동상에서 끝납니다. 2.9km · 지점 10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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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레 지구, 중세 골목과 보주 광장
파리에서 오스만 개조를 비껴간 몇 안 되는 구역이라, 큰길로 뚫리지 않은 중세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17세기 귀족 저택과 유대인 지구, 요즘 갤러리가 한 블록 안에 겹쳐 있어서 몇 걸음마다 분위기가 바뀝니다.
파리 시청에서 출발해
오텔 드 수비즈에서 끝납니다. 2.8km · 지점 12곳 · 약 4시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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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라탱 지구, 로마 유적과 학생들의 언덕
관광객이 비교적 적고 파리 사람들의 생활이 남아 있는 구역입니다. 로마 시대 원형극장과 오래된 도서관, 골목 사이 작은 광장들이 이어지는데 언덕을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서, 다른 코스보다 체력을 조금 더 남겨 두고 걷는 편이 좋습니다.
클뤼니 중세 박물관에서 출발해
뤽상부르 공원에서 끝납니다. 3.4km · 지점 11곳 · 약 5시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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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정으로 묶는 방법
오전 한 코스, 오후 한 코스가 기본 단위입니다. 아래는 이동이 가장 적게 나오는 조합입니다.
| 일차 | 오전 | 오후 | 이유 |
| 파리 첫날 | 시테섬, 파리가 시작된 자리 (약 4.5시간) | 생제르맹데프레, 카페와 문학의 좌안 (약 3시간) | 시테섬에서 강만 건너면 바로 이어집니다. 오전에 성당과 감옥을 보고 오후에 카페에 앉는 순서라 체력 배분도 자연스럽습니다. |
| 파리 둘째날 | 몽마르트르 언덕 한 바퀴 (약 4시간) | 벨 에포크의 파리 (약 5.5시간) | 언덕에서 내려와 피갈로 이어지는 연속 동선입니다. 묘지와 미술관이 일몰 전에 닫으므로 오후 코스를 너무 늦게 시작하지 마세요. |
| 파리 셋째날 | 루브르에서 콩코르드까지, 왕의 파리 (약 4시간) | 방돔에서 캉봉까지, 코코 샤넬의 파리 (약 4시간) | 둘 다 1구라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루브르 내부 관람을 넣을 계획이라면 오후 코스를 빼고 미술관에 반나절을 쓰세요. |
| 파리 넷째날 | 라탱 지구, 로마 유적과 학생들의 언덕 (약 5시간) | 마레 지구, 중세 골목과 보주 광장 (약 4시간) | 마레는 일요일에도 상점이 여는 드문 구역입니다. 일정에 일요일이 끼어 있다면 마레를 그날로 옮기세요. |
다만 벨 에포크의 파리(약 5.5시간), 시테섬, 파리가 시작된 자리(약 4.5시간), 라탱 지구, 로마 유적과 학생들의 언덕(약 5시간)은 내부 관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루의 대부분을 씁니다. 이 코스가 낀 날은 나머지 반나절을 비워두거나, 관람 시간이 긴 지점 한두 곳을 빼고 걷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여덟 코스를 모두 걸으면 파리 시내에서 볼 만한 곳은 대체로 채워집니다. 다만 하루에 두 코스씩 밀어 넣는 일정은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파리는 카페에 앉아 흘려보내는 시간까지 포함해야 비로소 여행이 되는 도시라서, 하루 한 코스만 잡고 나머지 시간을 비워 두는 편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