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지하철이 두 노선뿐이라 어차피 많이 걷게 되는 도시입니다. 다만 유적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테베레 강 양쪽으로 흩어져 있어서, 순서를 정해 두지 않으면 같은 다리를 하루에 몇 번씩 건너게 됩니다. 그래서 로마 시내를 동네 단위로 나눠, 한 번에 반나절씩 끊어 걸을 수 있는 코스 아홉 개로 정리했습니다. 코스마다 시작·도착 지하철역과 실제 걷는 거리, 관람 시간까지 계산해 두었으니 일정에 맞는 것부터 골라 보세요.
코스 한눈에 비교하기
| 코스 | 지역 | 거리 | 소요 | 성격 |
|---|---|---|---|---|
| 바티칸, 인간이 신에게 닿기까지 | 바티칸 시국 | 1.3km | 약 4시간 | 필수 · 미술관 · 종교 · 예술 |
| 로마, 전설과 비밀의 골목을 걷다 | 폰테 구역·보르고 | 1.8km | 약 3.5시간 | 역사 · 골목 · 전망 · 사진 |
|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로마 건축의 시대를 걷다 | 파리오네·판테온 구역 | 1.7km | 약 3.5시간 | 필수 · 첫 로마 · 건축 · 사진 |
| 고대 로마 유적과 캄포 데 피오리의 숨은 골목 | 레골라·산테우스타키오 구역 | 1.4km | 약 2.5시간 | 로컬 · 미식 · 골목 · 역사 |
| 트레비 분수와 바로크 예술, 영화 속 로마 | 트레비·바르베리니 구역 | 2.4km | 약 4시간 | 필수 · 미술관 · 영화 · 건축 |
|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콜로세움까지 | 몬티 구역·임페리얼 포룸 | 2.7km | 약 5.5시간 | 필수 · 고대 · 골목 · 로컬 |
| 트라스테베레의 골목과 로마의 생활사 | 트라스테베레 | 2.3km | 약 3.5시간 | 로컬 · 골목 · 미식 · 휴식 |
| 핀초 언덕과 보르게세 공원, 로마의 예술과 정원을 걷다 | 핀초·빌라 보르게세 | 2.9km | 약 4시간 | 전망 · 미술관 · 휴식 · 사진 |
| 가르바텔라, 로마의 서민 주거와 거리예술을 걷다 | 가르바텔라 (8구) | 2.2km | 약 3시간 | 로컬 · 예술 · 근대사 · 사진 |
1. 바티칸, 인간이 신에게 닿기까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작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 라파엘로의 르네상스 세계를 지나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에 이르는 예술의 여정입니다. 인간의 이성과 신앙, 고대와 르네상스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따라가며 바티칸이 품은 수천 년의 예술과 역사를 한 번에 만납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출발해 시스티나 성당에서 끝납니다. 1.3km · 지점 9곳 · 약 4시간 · 보통. 바티칸, 인간이 신에게 닿기까지 자세히 보기
2. 로마, 전설과 비밀의 골목을 걷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로마의 중심에서 한 골목 비켜난 곳으로 들어가 중세의 전설과 기묘한 이야기를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순례자들이 머물던 옛 여관, 원숭이의 전설이 남은 중세 탑, 연옥의 영혼을 기록한 작은 박물관을 지나 베르니니의 천사들이 지키는 산탄젤로 다리에 도착합니다. 여정의 끝에서는 황제의 무덤에서 교황의 피난처로 변신한 산탄젤로 성을 만납니다.
산 시메오네 광장에서 출발해 산탄젤로 성에서 끝납니다. 1.8km · 지점 7곳 · 약 3.5시간 · 쉬움. 로마, 전설과 비밀의 골목을 걷다 자세히 보기
3.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로마 건축의 시대를 걷다
교황을 풍자하던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시작해 베르니니와 보로미니가 경쟁하듯 만들어낸 나보나 광장을 지나,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의 흔적을 따라가는 코스입니다. 여정의 중심에는 2천 년 가까이 로마의 시간을 견딘 판테온이 있습니다. 고대 로마의 건축과 르네상스, 바로크가 한 골목 안에서 겹쳐지는 로마의 시간을 만나봅니다.
파스퀴노 광장에서 출발해 하드리아누스 신전에서 끝납니다. 1.7km · 지점 11곳 · 약 3.5시간 · 쉬움.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로마 건축의 시대를 걷다 자세히 보기
4. 고대 로마 유적과 캄포 데 피오리의 숨은 골목
판테온 주변 골목에 남은 아그리파 욕장과 카이사르 암살의 현장으로 알려진 라르고 디 토레 아르헨티나에서 고대 로마의 흔적을 만납니다. 이후 캄포 데 피오리의 시장과 조르다노 브루노의 이야기,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주거 골목을 지나 무연고자를 위한 장례 성당까지 이어집니다. 유명 관광지의 이면에 남아 있는 로마의 생활과 역사, 그리고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는 코스입니다.
티치오 디 스폴레토 저택에서 출발해 산타 마리아 델로라치오네 에 모르테에서 끝납니다. 1.4km · 지점 7곳 · 약 2.5시간 · 쉬움. 고대 로마 유적과 캄포 데 피오리의 숨은 골목 자세히 보기
5. 트레비 분수와 바로크 예술, 영화 속 로마
로마를 대표하는 트레비 분수에서 시작해 베르니니가 만든 트리토네 분수와 바로크 예술의 중심지인 바르베리니 궁전을 둘러봅니다. 라파엘로와 카라바조의 회화, 베르니니의 대표작 <성 테레사의 황홀경>을 감상하고, 펠리니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무대가 된 비토리오 베네토 거리를 지나 레푸블리카 광장까지 이어지는 예술 중심의 워킹 코스입니다.
갈레리아 알베르토 소르디에서 출발해 나이아디 분수에서 끝납니다. 2.4km · 지점 8곳 · 약 4시간 · 보통. 트레비 분수와 바로크 예술, 영화 속 로마 자세히 보기
6.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콜로세움까지
고대 로마의 서민들이 살던 수부라 지역에서 출발해 트라야누스 원주와 황제들의 포룸을 따라 로마 제국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코스입니다. 통일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비토리아노와 베네치아 광장을 지나 포리 임페리알리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콜로세움과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까지 이어집니다. 고대 로마의 일상에서 황제와 제국의 권력, 그리고 현대 이탈리아의 역사까지 한 흐름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부라 광장에서 출발해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서 끝납니다. 2.7km · 지점 11곳 · 약 5.5시간 · 보통.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콜로세움까지 자세히 보기
7. 트라스테베레의 골목과 로마의 생활사
폰테 시스토를 건너 트라스테베레의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로마 시민들의 생활과 역사를 따라가는 코스입니다. 오래된 성당과 중세 골목, 가장 작은 집과 성모 감실, 고대 로마 소방대의 흔적과 유대인 공동체의 자취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보다 골목 곳곳에 남아 있는 작은 이야기와 생활의 흔적을 중심으로 트라스테베레를 깊이 둘러봅니다.
폰테 시스토에서 출발해 폰테 파브리치오에서 끝납니다. 2.3km · 지점 13곳 · 약 3.5시간 · 쉬움. 트라스테베레의 골목과 로마의 생활사 자세히 보기
8. 핀초 언덕과 보르게세 공원, 로마의 예술과 정원을 걷다
핀초 언덕에서 로마 시내를 내려다본 뒤, 빌라 보르게세의 산책로와 정원 속 기념물·분수를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관광객이 붐비는 도심을 벗어나 로마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지나며, 마지막에는 베르니니와 카라바조의 대표작이 모인 보르게세 미술관을 중심으로 로마의 예술과 정원 문화를 함께 둘러봅니다.
로마 여신 분수에서 출발해 괴테 기념비에서 끝납니다. 2.9km · 지점 12곳 · 약 4시간 · 보통. 핀초 언덕과 보르게세 공원, 로마의 예술과 정원을 걷다 자세히 보기
9. 가르바텔라, 로마의 서민 주거와 거리예술을 걷다
‘자유 가르바텔라’라는 동네의 선언에서 시작해 주민 자치 공간과 대형 벽화, 공동 정원을 따라 가르바텔라의 독특한 지역 문화를 살펴봅니다. 평범한 주민과 지역의 사건을 담은 벽화들을 지나 1920년대 노동자 공동 숙소였던 알베르고 로소까지 이어지며, 관광지가 아닌 로마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 문화를 경험하는 코스입니다.
'자유 가르바텔라' 문구에서 출발해 알베르고 로소에서 끝납니다. 2.2km · 지점 13곳 · 약 3시간 · 쉬움. 가르바텔라, 로마의 서민 주거와 거리예술을 걷다 자세히 보기
하루 일정으로 묶는 방법
오전 한 코스, 오후 한 코스가 기본 단위입니다. 아래는 이동이 가장 적게 나오는 조합입니다.
| 일차 | 오전 | 오후 | 이유 |
|---|---|---|---|
| 로마 첫날 |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콜로세움까지 (약 5.5시간) |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로마 건축의 시대를 걷다 (약 3.5시간) |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서 나보나 광장까지는 도보 20분입니다. 다만 오전 코스만으로 하루의 대부분이 차므로, 오후는 판테온과 나보나 광장 두 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저녁 산책으로 돌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 로마 둘째날 | 바티칸, 인간이 신에게 닿기까지 (약 4시간) | 로마, 전설과 비밀의 골목을 걷다 (약 3.5시간) | 박물관 출구에서 산탄젤로 성까지 도보 15분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은 오전 시간 지정 예약이 사실상 필수이므로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
| 로마 셋째날 | 고대 로마 유적과 캄포 데 피오리의 숨은 골목 (약 2.5시간) | 트라스테베레의 골목과 로마의 생활사 (약 3.5시간) | 오전 코스가 끝나는 자리에서 폰테 시스토 하나만 건너면 오후 코스 출발점입니다. 캄포 데 피오리 시장은 오전에만 서므로 순서를 바꾸면 시장을 놓칩니다. |
| 로마 넷째날 | 핀초 언덕과 보르게세 공원, 로마의 예술과 정원을 걷다 (약 4시간) | 트레비 분수와 바로크 예술, 영화 속 로마 (약 4시간) | 보르게세 미술관이 2시간 시간 지정 예약제라 오전에 넣습니다. 공원에서 포르타 핀치아나로 내려와 지하철 A선 한 정거장(스파냐→바르베리니)이면 오후 코스와 이어집니다. |
다만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콜로세움까지(약 5.5시간)은 내부 관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루의 대부분을 씁니다. 이 코스가 낀 날은 나머지 반나절을 비워두거나, 관람 시간이 긴 지점 한두 곳을 빼고 걷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아홉 코스 가운데 앞의 여덟 개를 걸으면 로마 시내에서 볼 만한 곳은 거의 채워집니다. 마지막 가르바텔라는 관광지라기보다 1920년대에 계획된 노동자 동네라, 로마가 두 번째이거나 하루가 비었을 때 더해 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바티칸 박물관과 보르게세 미술관은 시간 지정 예약제라, 이 두 코스만은 예약 시각을 먼저 잡고 나머지를 그 앞뒤에 배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